천기 받고 태어난 신라 왕자
영월 흥교사 전신 ‘세달사’로 출가
강릉서 군사력 증강… ‘태봉’ 건국
국립춘천박물관에서는 지난 5월 ‘초상화로 보는 강원의 인물’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장에는 강원도 출신 또는 관계 깊은 인물의 초상화들을 선보였는데 궁예 관련 초상은 없었다.
사실 궁예는 악명을 떨친 군주로 알려져 선양사업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나마 철원군에서 매년 10월에 태봉제를 열어 궁예가 존재했다는 기억을 상기시켜 다행스럽다.
태봉은 궁예가 철원에 도읍하면서 911년 반포한 국호이다.
궁예는 태어날 때부터 비상했고 삶은 드라마틱했다.
『삼국사기』를 보면 5월 5일 단옷날 이빨을 가진 신라 왕자로 태어난다.
또 지붕에서 하얀 빛깔이 무지개처럼 하늘 위로 뻗쳤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런 신이함은 영웅의 탄생을 예고할 때 흔히 쓰는 표현방식이다.
궁예는 천기를 받고 태어난 신라의 왕자로 묘사되고 있다.
축복받아야 마땅한데 왕은 죽이라고 명한다.
당시 정국을 연구한 송은일(전남대)은 궁예는 헌안왕의 아들이며, 죽이라고 명한 왕은 경문왕이고 어머니는 강릉을 기반으로 한 김주원계의 여식이라고 주장했다.
궁예를 왕위쟁탈전의 희생양으로 본 것이다.
당시 비주류에 속했던 헌안왕은 중앙 정계가 아닌 지방호족과 손을 잡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왕위를 경문왕에게 넘겼다.
이때 궁예가 태어났고 이를 눈치 챈 경문왕은 훗날의 정적을 미리 제거하려 했던 것이다.
궁예가 김주원계와 관련이 있다는 점은 세달사와 명주(강릉) 입성에서 잘 드러난다.
궁예가 출가한 세달사는 영월 흥교사의 전신이다.
지난 1998년 폐교된 영월초교 흥교분교 자리가 그곳이다.
『삼국유사』‘조신의 꿈’에 따르면 세달사는 김주원계의 장원에 있었고, 단월이 김주원의 4대 후손인 김흔이다.
또 궁예가 세력을 확장할 때, 정벌했다는 의미의 벌(伐), 항복해 왔다는 귀복(歸服), 내투(來投) 등의 용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명주성은 유일하게 입(入)자를 쓰고 있다.
입은 영입했다는 의미로 무혈입성을 뜻한다.
더욱이 궁예는 명주에서 군사를 3500명까지 늘려 장군이라는 칭호를 갖고 태봉 건국의 기초를 마련한다.
궁예는 역사와 설화를 막론하고 강원도내 곳곳에 숱한 스토리를 남겼다. 결코 잊어선 안 될 인물이다.
출처:© 강원도민일보 안광선 기자201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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