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KBS 2TV 수목드라마 '공주의 남자'.

21일 방송 분에선 수양대군(세조)를 반대하고 단종 복위 운동을 펼치던 사육신이 결국 죽임을 당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공주의 남자' 속 사육신은 이렇다.
단종의 복위를 위해 거사를 준비했지만 이를 눈치챈 한명회와 수양대군에 의해 결국 죽임을 당하고 만다.
한국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명언인 "나리"가 드라마 속에서 다시 한번 펼쳐지기도 했다.
이 가운데 계유정난에서 죽은 김종서의 살아남은 아들 김승유가 이들을 도왔다는 픽션도 가미됐다.
사육신을 구하러 간 김승유에게 사육신은 "죽어서 김종서 대감을 당당히 만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마치 죽은 김종서의 유지를 받든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과연 그럴까?

역사를 뒤적이다보면 재미난 상황이 연출된다.
사육신의 대표적인 인물 성상문이 바로 김종서를 몰아낸 계유정정난의 공신으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성상문은 당시 정난공신 3등에 책봉됐다.
결과론 쪽으로 성상문은 김종서를 몰아내는데 동조한 혹은 지지한 세력 인물인 셈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당시 조선의 상황을 현실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조선 초기 왕과 왕족을 중심으로 한 친족 운영체제에서 국가가 자리를 잡으며 신권이 강력하게 대두되기 시작하는 시점이 다가온다.
바로 세종 이후 문종 단종으로 이어지던 시기를 말한다.
조선 4대왕 세종은 강력한 왕권을 만들기도했지만 유교론의 정치철학 또한 확고히 받아들였다.
유교적 정치는 강력한 왕권 중심의 정치체제가 아니다.
왕권과 신권이 조화를 이루며 상호 견제와 보완을 최우선으로 바라본다.
유교 국가에서 신권이 강력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세종 말기가 되면서 이 성립할 수 없는 두 이념이 부딪히기 시작한다.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으로 대표되는 왕족 세력과 김종서와 황보인의 신권이 대립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소장파 유학자들은 김종서와 황보인보단 왕족 세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종서와 황보인 등으로 대표되는 소수 재상들의 권력이 너무 강력해진 나머지 왕권이 무너지고 있다는 판단이 서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세종 이후 문종과 단종 시대 왕권이 추락하고 신권이 강력해지면서 유교적 정치철학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혈기 왕성한 젊은 소장파 유학자들은 이를 옳지 못하다 판단했을 법하다.
명망이 높던 소장파 학자였던 신숙주가 수양대군 편으로 돌아선 것도 사실 이런 이유를 조심스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성상문 역시 이런 이유로 계유정난을 지지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물론 일각에선 한명회를 비롯한 수양대군 파들이 자신들의 '쿠데타'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름 높은 유학자들을 공신으로 높였다는 풀이를 하기도 한다.
이 역시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으나 당시 소장파 유학자들의 움직임도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대목이다.
결국 당시 성상문 등 소장파 유학자들은 김종서와 한 궤를 이뤘다고 보기 힘들다.
계유정난 후 신권과 왕권의 조화를 이루길 바랬던 그들의 의지와 달리 수양대군은 왕권 강화에 몰두했고 이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단종 복위 운동이 일어난 이유는 집현전 중심의 유학자들이 세조독주체제에 대한 반기로도 풀이할 만 하다.
'공주의 남자'가 뛰어난 재미에도 불구, 역사론적으로 다소 비판을 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너무 극명한 흑백논리가 깔려져 있다보니 역사를 팩트가 아닌 감정으로만 대입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이야기 구도 역시 '모아니면 도', '착한 님 아님 나쁜 놈' 식으로 일부 허구화되는 아쉬움도 남고 있다.
물론 드라마에 역사교과서를 담을 순 없다.
이를 강요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재미를 위해 역사적 사실을 비꼬기 시작하면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출처: 뉴스엔2011.09.22 [김형우 기자]

[추신]

요즘 가끔씩 보는 프로그램 "공주의 남자"란 드라마를 봅니다..

계유정난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가는 스토리이지만,화면구성과 지루함없는 극의 스토리때문에 즐겨보게되지요.

계유정난은 강릉김씨집안의 어른인 생육신의 한사람인 김시습이 있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매월당 김시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할까합니다.

개인적으로 역사소재의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는데, 사소한 자료들도 난사회 여려분들과 공유를 하고픈 마음에 글을 올려봅니다.

또한 어떻하든지간에 쌍방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끌기 위해선 소재의 다양성 또한 필요할듯 해서요^^.

난사회의 작은 이야기로 풀어나가기엔 내용이 부족한 것이 문제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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