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 일부자료 도난 기능 축소… 교육 활용위해 지원 절실
강릉지역의 토착 성씨 족보와 경서 등을 모아 보관해 온 ‘장보석실(藏譜石室)’이 무관심 속에 잊혀져 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장보석실은 조선시대 부터 강릉시 대전동에 터전을 잡고 살아 온 여흥민 씨의 강릉 종손인 민영태 씨가 1938년 집 근처 바위를 깨고 돌을 다듬어 마련한 서실(書室)이다.
당시 민 씨는 강릉지역에 분포해 있는 옛 서적들의 가치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개인 가정에서 습기와 좀벌레 등으로 훼손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집 인근에 서실을 마련, 강릉 27개 성씨의 족보와 백패, 홍패를 비롯한 경서 등을 모아 일괄 보관했었다.
하지만 지난 1980년 장보석실에 보관하고 있던 족보와 도서 등의 자료를 도난 당하면서 여흥민 씨의 후손이 이에따른 책임을 지게 되자 후손들은 민씨 족보를 제외한 모든 족보를 각 문중에 나눠줌으로써 장보석실은 ‘여흥민 씨 세보(世譜) 보관소’ 정도로 의미가 축소됐다.
이에따라 강릉지역 문화계 일각에서는 장보석실을 역사 기록물의 지속적인 관리와 공유의 중요성을 인식한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가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장보석실에 대한 관심과 함께 행정적 지원 등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영민속연구회 최기순 이사는 “장보석실은 일제시대 때 지역문화자료의 유실을 막고 견고하게 만들어진 돌문으로 인해 화재로 부터도 귀중한 서적을 지킬 수 있었다”며 “예전에는 1년에 한번 하지(夏至)때 석실에 있는 서적을 모두 꺼내 말리며 마을 대동계를 갖는 등의 역할을 한 만큼 주변정비와 스토리텔링 발굴 등 관리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강원도민일보 박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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