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무심한 후손들… 무연고 묘 증가

koreasam 2010. 9. 9. 11:39

공원묘원 20∼30% 관리비 장기 체납… 경제난·핵가족화 영향
지적공사, 도내 71만기 중 30∼40% 버려진 묘 추정 
온 가족이 모여 조상을 기리는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지만, 경제사정과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도내 공원묘지마다 후손들의 발길이 끊긴 채 관리비가 장기 체납된 무연고 묘지가 20∼30%에 달하고 있다.
3000여개의 분묘를 관리하는 춘천공원묘지에는 5년 이상 관리비를 내지 않은 장기 체납 묘지가 378기에 이른다.
이 중 관리비를 한번도 안냈거나 10년 이상 미납한 무연고 묘지도 110기나 된다. 이에 따른 체납한 관리비는 1억8000만원에 이르러 공원묘지 경영까지 압박할 정도다.
원주의 충효공원묘지에도 4000여개의 분묘 중 무려 30% 가량인 1200여기가 5년 이상 관리비를 체납한 무연고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수억원의 체납비 때문에 적자운영을 하고 있다.
강릉의 영동공원묘원 역시 3600여개의 분묘 중 22%인 800여기가 후손들과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영동공원묘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체납을 알리는 우편물을 1000통 정도 보내면 그 중 200통은 주소 불명으로 돌아온다”며 “묘 앞에 무연고를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해도 무용지물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무연고 묘지는 세대가 바뀌면서 후손들이 아예 발길을 끊거나, 경제적 어려움 등 개인 사정으로 묘를 돌볼 수 없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묘지 관리자 등은 보고 있다.
공원묘지 측에서는 5년 이상 관리비가 밀린 묘들은 무연고로 간주, 법적 절차를 밟아 처리할 수 있지만 ‘법적처리가 일반 정서에 맞지 않다’고 보고 처리를 미루고 있다.
춘천공원묘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은 “장묘문화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법보다 정서가 먼저여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벌초 등 관리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며 “법을 앞세워 임의로 개장했는데 나중에 후손이 찾아오면 그 비난은 누가 다 받냐”고 난감해 하고 있다.
한편 도내 공원묘지뿐만 아니라 일반 공동묘지에도 무연고 묘가 해마다 늘고 있다. 대한지적공사가 올해 위성 및 항공사진 영상을 통해 파악한 도내 분묘수는 모두 71만1100기(비무장지대 제외)로, 보건복지부는 이 중 30∼40%를 무연고로 추정하고 있다.

출처:강원일보  김여진 기자